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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그에도 몇 번 말했듯이 4개월 들어서고 사랑이는 길게 누워있지 않습니다.

4개월인 사랑이는 뒤집고 되집고 이젠 배밀이까지 하고 하다가 제대로 안되면 악을 쓰며 웁니다.

언제부턴가 육아는 아이템빨이라고 했던가 진짜 맞는 말입니다.

 

언니들에게 물려받은 스템 앤 플레이라는 육아용품이 있는데 피아노처럼 생긴 발판을 누르게 되면 

소리가 나오고 아이 시선에 맞게 여러 장난감이 달려 있습니다.

스텝 앤 플레이에 태우면 최대 20분까지도 버티는 거 같습니다.

그나마 스텝 앤 플레이 덕분에 잠시 쉴 틈이 있고 체력도 좀 회복을 하는데

보행기 관련해서 알아보다가 '보행기는 20분씩만 태우세요'라는 글을 읽게 됐습니다.

'김수연의 아기발달 백과'라는 책을 같이 봅시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필수품으로 여기는 용품 중에 하나가 바로 보행기다.

이 보행기는 어린 아기들을 키우는 부모들이나 임신 혹은 출사 선물로도 많이

구입하는 아기 용품이다.

아기가 울면 유용하게 쓰이는데, 태워서 흔들어줄 수도 있고 엄마나 아빠가 바쁠 때

혼자 놀게 할 수도 있으며, 또 태워 놓으면 다리에 힘이 생겨 빨리 걸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후 4~5개월경에 아기가 운동발달이 늦다고 연구소를 찾아오는 엄마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보행기 태우지 마세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주변에 누구나 다 보행기 태우고 나 역시 어릴 때 보행기를 탔었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습니다.

 

아기가 등으로 누운 자세에서 뒤집으려면 몸을 앞으로 굽혀야 한다. 그런데 뒤집지 못한다면 등근육이 너무 강해서 몸이 앞으로 구부려지지 않는 경우다. 마치 근육이 뻗치는 뇌성마비처럼 몸을 움직이려고 하면 등 쪽으로 휘어지고 구부려지지 않는다. 아기가 보행기를 타고 움직이려면 다리가 뒤로 뻗쳐져야 한다. 이 동작은 등근육 긴장도가 약간 떨어지거나 몸이 뻣뻣한 아기들이 보행기를 타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등근육이 긴장되면 아기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아기의 팔은 등 쪽으로 뻗쳐져서 앞으로 뻗을 수 없게 된다. 마치 삼류 모델이 힘껏 어깨를 뒤로 젖히고 걸어갈 때 어깨에 긴장이 와서 어깨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런 아기는 가슴에서 20cm 떨어진 곳에 장난감을 놓아두면 장난감을 잡고 싶어 팔을 뻗으려 하지만, 양팔이 마치 어깨에 달린 날개가 펄럭거리듯 펄럭거리기만 할 뿐 앞으로 뻗어지지 않는다.

 

다행히 사랑이는 며칠 전부터 앞에 있는 물건을 팔을 뻗어 잡으려고 하는데 곧 잘 잡으려고 한다.

아직 소근육 발달이 안돼서 정확하게 잡거나 오래 잡고 있진 못하지만 말이다.

 

이 외에도 아기가 보행기를 많이 탔는지 알고 싶다면 아기의 발달을 보면 된다. 아기는 보행기를 밀 때 발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많이 탈 경우 아기의 발가락 부분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사랑이가 스텝 앤 플레이를 타고 있는 걸 보면 발가락을 이용합니다. 아직은 다리가 짧아서 그렇긴 하지만 보통 이 시기에 태우는 아이템입니다. 

 

발가락이 앞으로 쏠릴 경우 까치발이 되기 쉽고 발뒤꿈치의 아킬레스건은 짧아진다. 아킬레스건은 사람의 체중이 가장 많이 실리는 발목 근육으로 <동의보감>에는 '아킬레스건이 짧아지면 장수를 못한다.'라고 적혀 있다. 다시 말해, 아킬레스건을 짧아지게 하는 보행기는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은 스텝 앤 플레이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발가락이 앞으로 쏠립니다.

 

미국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의 캐럴 시걸(실험심리학)과 뉴욕주립대학교의 로저 버튼(발달심리학)이 100여 명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보행기가 운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기들 절반은 보행기를 태우지 않고, 나머지 절반은 하루 평균 2시간 30분씩 보행기에 앉혀 3개월 단위로 발달 정도를 측정했다고 한다. 연구결과 보행기를 타지 않은 아기들의 경우 평균 5개월에 앉고 8개월에 기고 10개월에 걷기 시작한 반면, 보행기를 탄 아기들은 6개월에 앉고 9개월에 기고 12개월에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행기가 아기의 신체발달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로 쑥쑥이가 보행기를 타고 있는 사진인데, 쑥쑥이는 워낙 목 가누기부터 시작해 뒤집기도 느렸던 아이라 보행기로 인해 발달이 느려졌다고 단정 지을 순 없겠지만 물론 하루에 몇 시간씩 오래 타지도 않았고, 

앉고 기고 걷는 개월 수가 연구결과와 비슷하다.

 

보행기는 아기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이동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운동발달이 뛰어난 아기는 보행기에 태워도 타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발달에 위험이 있는 아기들이다. 이런 아기들은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보행기를 즐겨 타며 결국 보행기 때문에 더 큰 운동 지연을 가져온다.

 

보행기를 구입했다면 아기가 허리를 가누는 5개월 이후 이유식을 먹일 때, 엄마가 화장실에 가거나 집안일을 할 때 20분 정도씩 아기를 앉히는 의자처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 보행기 의자를 높이 올려서 아기의 발이 땅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아기가 한 번 보행기를 밀기 시작하면 계속 밀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이 땅에서 떨어진 상태로 오래 앉혀 놓을 경우 중력에 의해서 발이 아래로 떨어져 아킬레스건이 짧아질 수 있으므로 장시간 앉혀 놓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이 시기에는 아기가 자기 힘으로 기어갈 수 있도록 엎어 놓는 것이 아기의 발달을 돕는 최선의 육아방법이다.

 

만일 아기가 잘 기어 다닌다면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기가 보행기를 발로 밀게 다니게 해도 운동발달에 크게 지장을 주진 않으므로 사용해도 괜찮다.

 

많은 부모들이 이 글을 읽고 무작정 보행기를 태우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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