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첫째, 둘째 모두 제왕절개로 출산한 저는 둘째 출산한 지 6개월 만에 부정출혈이라는 제왕절개 부작용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3년간의 긴 싸움이 끝난 지금은 어쨌든 감사한 마음입니다.

둘째를 출산하고 딱 6개월이 된 시점부터 7일간의 생리기간이 끝나고 이틀 후, 작게는 2일에서 많게는 7일 동안 부정출혈을 경험하였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이러다 말겠지 했지만 이게 3년 동안 지속될지는 이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저도 이런 거에 좀 무딘 편이라 병원 가기를 미루고 미루다가 부정출혈이 생긴 지 일 년 정도 됐을 때 산부인과에 방문했습니다. 상황을 설명드리고 질초음파를 했지만 딱히 이상이 있지는 않다고 하시고 정기검진을 권유받고는 나오게 됐습니다.

저는 6개월 후에 다시 좀 더 큰 병원으로 가서 질초음파를 받았고, 역시 다른 이야기 없이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자궁, 난소가 이상이 없는데 부정출혈 자체가 불편하다면 피임약을 먹으면서 치료해 보는 방법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피임약은 입덧을 했던 사람은 똑같이 입덧과 같은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하셔서 저는 아예 안 먹겠다고 했습니다. 입덧의 지옥을 경험해 봤으니까요. 제 원래 생리기간이 7일 정도로 길기 때문에 부정출혈까지 하니 정말 한 달의 반 정도를 생리하는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피임약을 먹기는 더더욱 싫었습니다. 그렇게 또 6개월 정도가 흘러갔습니다.

정기검진을 위해 산부인과에 가야 했지만 코로나에 걸려 집에만 있었고 코로나 후유증과 아이들을 한동안 가정보육 하다 보니 제 몸은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그래서 정기검진도 계속 미루게 됐고, 1년 정도 후에 타 지역 산부인과를 방문하였습니다. 종합병원인데 산부인과가 유명해서 속 시원한 답변을 기대하며 갔습니다.
드디어 질초음파를 오랜만에 하였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왕절개를 한 곳이 덜 아물었고 약간 벌어져 있다고 말입니다. 쉽게 결론만 얘기하자면, 절개한 곳이 조금 덜 아물어서? 벌어져서 피가 조금씩 고였고 그게 생리 후에 부정출혈로 나오는 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건 몸에 이상이 생긴 것도 아니고 앞으로 문제 될 건 없다고 하셨습니다. 부정출혈을 견딜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이 대답을 듣고는 안도의 한숨과 걱정의 한숨이 섞여 나왔습니다. 이걸 폐경 때까지 짊어지고 가자니 너무 번거롭고 귀찮은데 그냥 두자니 최악은 다시 절개하여 수술하는 수밖에 없다 하셨습니다.
일단 아물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마음도 조금 있었고 당장은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저 일상생활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고는 시간이 조금 흘러 코로나 재감염이 됐고 격리해제 후 바로 이사도  하며 아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조금 달라진 점은 드문 드문 부정출혈이 없는 달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다음 달에도 희망을 품고 있다가 다시 부정출혈이 나왔고, 아랫배 통증도 같이 왔습니다. 3년이란 긴 시간 동안 부정출혈이 생기면서 이제는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자궁내막증도 의심해 보고...
날을 잡고 국가검진이 있어서 겸사겸사 산부인과를 다시 방문하였고 질초음파를 진행했습니다.
놀라운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절개된 상처가 잘 아물었다고 말입니다. 저는 너무 놀래서 한번 더 물어봤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전혀 벌어지지 않았고 잘 아물었고 자궁 내에도 다른 문제가 없이 정상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기뻤고 감사했습니다.

이후로 한 달은 이틀 정도 부정출혈이 조금 있더니 지금까지도 부정출혈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제왕절개 부작용이었던 부정출혈 3년간의 긴 싸움이 끝이 난 거 같습니다.
제왕절개를 앞두고 계신 분들이 제 글을 보실 수 있는데 이 부작용이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소수일 겁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도 있으니 참고만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반응형